분석심리이론의 주요 개념 I
Jung은 성격 전체를 정신(psyche)이라 부르고 있다. 이때 정신이란 영(spirit), 혼(soul), 마음(mind)이라는 의미를 포괄하는 것으로, 의식 및 무의식적인 모든 사고, 감정, 행동을 포함한다(Hall & Nordby, 1973; Storr, 1983). Jung은 그림에서 보는 바와 지형학적으로 정신을 의식, 개인무의식, 집단무의식이라는 세 수준으로 구분하고, 그 내부의 특수한 구조물을 자아(ego), 그림자(shadow), 아니마(anima)와 아니무스(animus), 자기(self)로 제시하고 있다(Bennet, 1995). Jung은 이러한 정신의 구조가 상호 분리된 것이 아니라 ① 어떤 정신의 구조가 다른 구조의 약점을 보상하거나, ② 어떤 구조가 다른 구조와 대립하거나, ③ 둘 또는 그 이상의 구조가 결합하여 하나의 종합을 이루는 방식으로 상호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Hall & Nordby, 1973). 그러나 이 책에서는 Jung이 제시한 정신 구조에 대한 빠른 이해와 논의의 편의를 위하여 각각의 구조를 나누어서 살펴보고자 한다.
1) 의식, 자아와 페르소나 - 의식(consciousness)은 개인이 직접 인식할 수 있는 정신의 부분으로, 무의식을 바다에 비유한다면 의식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배나 섬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정신의 지극히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의식은 자기 신체와 존재에 대한 의식을 통해서나 일련의 기억을 통해서 형성되며, 유아가 사고, 감정, 감각, 직관이라는 심리적 기능을 서로 다르게 사용하고 내부 또는 외부로 의식을 향하게 하는 과정에서 점차 분화되어 간다. 이처럼 개인의 의식이 타인과 분화되어가고,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으로써 의식이 확대되어 간다. 이처럼 개인의 의식이 분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자아(ego)가 생겨난다. 자아는 의식적인 지각, 기억, 사고, 감정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의식의 중심부에 자리를 잡고 의식의 주인으로서 의식을 지배한다. 개인이 생활하는 과정에서 관념, 감정, 기억, 사고, 지각 등의 무수히 많은 심리적 현상에 직면하지만, 이들 중의 대부분은 의식에 도달하기 전에 자아에 의해 배제되어 실제 의식에 도달하는 것은 매우 적다. 이처럼 자아가 의식화를 허용하고 허용하지 않는 것은 자아를 우세하게 지배하는 기능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감정형 개인의 자아는 보다 많은 정서적 경험의 의식화를 허용하고, 사고형 개인의 자아는 감정보다는 사고 쪽을 더 많이 의식화한다. 그리고 경험의 강도가 약한 것은 의식화되기 쉽지 않지만, 매우 강한 경험은 자아의 문을 거쳐 쉽게 의식화될 수 있다(Hall & Nordby, 1973). 인간은 이러한 자아를 통해 자신을 외부에 표현하고, 외부의 현실을 인식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세계를 탐색하게 된다. 자아는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속한 사회집단의 견해나 가치관, 행동규범을 지각하게 되고, 그 집단의 요구에 적응하기 위한 여러 가지 행동양식을 익히게 된다. 이처럼 자아가 외부 세계에 적응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여러 가지 행동양식을 Jung은 페르소나(persona)라고 하였다. 페르소나는 사회가 개인에게 요구하는 규범, 사명이나 본분, 윤리를 의미하는 우리말의 체면, 얼굴과 낮에 해당하는 것이다. 페르소나는 희랍연극에서 배우가 쓰던 가면을 지칭하는 것으로, 인간은 집단 속에서 생활하는 과정에서 여러 개의 가면을 썼다 벗었다 하면서 자기 자신의 성격을 연기할 수 있다. 페르소나는 개인이 공개적으로 보여 주는 가면 또는 외관으로서, 한 남자가 기업의 사장으로 보여 주는 이미지와 가정에서 아버지로서 보여 주는 이미지가 다를 수 있다. 즉, 페르소나는 개인이 사회적 요구에 대한 반응으로 밖으로 내놓는 공적 얼굴이다 (노안영, 강신영, 2003). 그러므로 페르소나는 개인 자체가 아니라 ‘타인에게 보이는 개인’ 또는 ‘사회가 그 개인에게 담당하기를 기대하는 배역’이라 할 수 있다. 즉, 페르소나는 진정한 자신이 아닌, 주위의 일반 기대어 맞춘 만들어 낸 자신의 태도이며, 외부와의 적응에서 생긴 기능적 콤플렉스로 적응의 원형(archetype)이라 할 수 있다(이부영, 1998; Hall & Nordby, 1999). 그러므로 페르소나는 개인이 외적 세계에서 생활하면서 적응하기 위해 활용하는 모든 가면을 총칭하는 것이다. 페르소나는 외부 세계에 적응하고 타인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해 주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을 은폐하는 기능도 하므로, 겉으로 표현된 페르소나와 내면의 자기가 현격히 불일치하면 이중적 성격으로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리고 페르소나가 팽창되면 자신이 기대한 수준의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 죄책감과 심한 열등감을 갖게 된다. 또한 자신이 연출하고 있는 페르소나에 너무 깊이 빠져들어 자아가 이 페르소나와만 동일시하게 되면 다른 인격적 측면은 제거되어 결국 자신의 본성에서 소외되고 고독해지며, 외부 현실과의 관계에서도 부적응을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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